국민일보

[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복음 꽃 피웠던 교단 떠났지만 예수님 전하기는 정년 없어

 201511221938_23110923327339_1_99_20151122193905.jpg
정연기 성도

어렸을 때부터 동네 어른들은 나를 효자라고 불렀다. 나의 효심이 널리 알려져 40대 초에 교육감 표창과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남들이 부러워할 모든 것을 갖춘 나는 늘 ‘세상은 정말 살만하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아내는 신앙적으로 너무나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 아내는 한마음교회 자매를 만나 안정되었고, 어느 여름 수련회에 가서 20년 동안의 신앙적 고민의 종지부를 찍었다. 

나는 그런 아내가 무척 좋았다. 예수를 만났기 때문이라기보다 침대에 누워 ‘이대로 영원히 잠들고 싶다’며 힘들어하던 아내가 기쁨을 되찾은 것이 꿈만 같았기 때문이다. 폭풍우가 몰아쳐도 단 한 번도 새벽기도에 빠지지 않음은 물론 아내의 얼굴은 계속 빛나고, 몸은 날아다녔다.

아내의 이런 생활이 계속되자 거꾸로 내가 힘들어졌다. ‘저 기쁨은 어디서 오는가? 저렇게 변화시킨 예수님은 어떤 분인가’ 하는 생각은 나를 심각한 고민으로 몰아넣었다. 결국 아내를 따라 교회에 나갔다. 그러나 말씀은 전혀 들리지 않고 졸음만 왔다. ‘왜 살만 한 세상을 버리고 이런 생고생을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말씀과 기도에 집중했다.

그러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의식 불명으로 생사를 알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건널목에서 과속 트럭에 부딪혀 7m나 날아가 떨어진 아이는 30분 만에 깨어나 7일 뒤 퇴원했고 후유증도 전혀 없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아니, 하나님께서 살려주셨다. 그때 내 모든 것이 무너졌고 나는 하나님 앞에 굴복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간절했던 그 마음은 흐려졌고, 세상은 여전히 살만했다. 어느 날 이 문제를 놓고 간절히 기도하는데,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예수님이 영원히 함께하겠다’는 요한계시록 3장 20절의 사랑이 폭포수처럼 부어졌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주인으로 시인하고, 부활을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는 로마서 10장 9절 말씀을 함께 보여주셨다. 그거였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는 것이 믿음이었다. 부활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주신 것이 바로 나의 주인 되어서 영원히 나와 함께하시기 위함이었다.

“아! 내 믿음은 가짜였구나. 내가 주인으로 살았구나!” 그동안 입으로만 예수님이 주인이라고, 부활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이 내게는 가짜였던 것이다. 지식이었던 부활이 실제가 되니 그대로 통회가 되면서 예수님이 진짜 나의 주인임이 고백되었다.

이후 나는 형님께 제사를 지낼 수 없는 이유를 말씀드렸다. 소문난 효자에서 하루아침에 배은망덕한 불효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마음은 너무나 기쁘고 평강이 임했다. 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근무하는 학교마다 기독교 동아리나 특활반을 만들었고, 문제 학생들도 복음으로 해결했다. 

40년 몸담았던 교직에서 몇 달 전 정년퇴임을 했다. 내겐 할 일이 하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허락하는 시간까지 기쁘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할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1jeYoQb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 망상으로 두려움 속에 살다 복음으로 평안을 얻다 - 성수민 file 김아진 2019.01.06 486
31 이명(耳鳴)·악몽에 시달리다 복음으로 해방되다 - 황미희 file 김아진 2019.01.06 364
30 생계를 위해 공부한 영어, 세계복음화 위해 쓰이다 - 김태희 file 김아진 2019.01.11 351
29 교회가 싫었던 모태신앙, 회개하고 복음의 전사로 - 한우진 file 김아진 2019.01.11 445
28 “내가 제일 잘 나가”에서 “하나님 영광을 위해”로 - 홍여진 file 김아진 2019.01.11 471
27 10년 동안 시달린 우울증 복음으로 벗어나다 - 김혜정 file 김아진 2019.01.26 553
26 두 조카를 하나님 사랑으로 친자식처럼 키우다 - 이혜정 file 김아진 2019.01.26 401
25 나태하고 방탕했던 가장, 하나님 앞에 회개하다 - 이헌 file 김아진 2019.01.26 371
24 이혼 가정 자녀로 원망의 삶… ‘신앙 가족’과 축복의 삶 - 이지원 file 김아진 2019.01.26 548
23 드라마 속 주인공 꿈꾸다 주님 따르며 정신적 자유 - 박주은 file 김아진 2019.01.28 460
22 교우 관계 나빠 스트레스… 말씀 통해 평안 찾아 - 이원희 file 김아진 2019.01.28 562
21 장애 아이 키우며 가족 갈등, 기도하며 자유·기쁨 얻어 - 이흥섭 file 김아진 2019.02.12 393
20 외모 콤플렉스와 우울증, 복음 통해 행복 찾아 - 이병민 file 김아진 2019.02.12 823
19 “도를 아십니까”에 현혹, 말씀 듣고 ‘가짜’에서 벗어나 - 권용희 file 김아진 2019.02.12 717
18 ‘인생 뭐 있어’ 하며 살다가 인생을 주께 드리다 - 김동현 file 김아진 2019.02.19 602
17 부활 예수 앞에 교만함 회개… 찬양 예배 드릴 분을 만나다 - 이성은 file 김아진 2019.02.19 792
16 아이에 들린 귀신 쫓아주신 명불허전, 예수 그리스도 - 최문영 file 김아진 2019.02.19 838
15 세상 집을 짓던 형제 천국의 집을 짓다 - 김재현 file 김아진 2019.03.05 623
14 뉴욕에서 부활의 주를 외치다 - 남궁온 file 김아진 2019.03.05 617
13 학벌 열등감 복음으로 벗어나다 - 최혜신 file 김아진 2019.03.05 746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