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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아버지는 사업실패와 함께 중풍을 맞아 갑자기 집안이 크게 흔들렸다. 당연히 어머니가 생활 전반을 책임지셨다. 무능력한 자신에 대한 자괴감 때문이셨는지 어느 날부터 아버지는 일 때문에 늦게 들어오시는 어머니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싸우다 때리기까지 하셨다. 결국 어머니는 짐을 싸 집을 나가셨다. 아버지는 허탈한 마음에 자포자기 상태가 되셨고, 나는 학교 갈 차비와 점심 먹을 돈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정말 어렵고 힘든 나날이었다. 어느 날, 수업 중에 배가 너무 고파 연습장을 북북 찢어서 입에 넣고 녹여 먹는데 그 거친 종이도 너무나 달게 느껴졌다. 차비와 식사비를 위해 나름대로 살길을 모색했지만 막상 그 나이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보니 늘 무력감을 느끼고 항상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성경에서는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건 내겐 불가능했다. 명절 때 고향으로 갈 차비가 당장 없는 상황에서 염려를 맡길 수 없었다. 핸드폰비가 연체되는 사소한 일부터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집안의 빚 등 문제들이 닥칠 때마다 마음속에 답답한 마음만 가득 쌓였다. 신앙 훈련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늘 근심 가운데 눌려 살았다. 


군 제대 후 일생에 마지막으로 하나님 앞에 엎드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다시 교회로 향했다. 어느 날, 교회에서 만든 소책자를 읽다가 한 말씀 앞에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예수님의 못 자국에 손가락을 넣어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고 했던 도마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신 말씀은 바로 내게 하시는 말씀이었다.  

‘도형아, 너도 내 옆구리에 손가락을 넣어봐야 믿겠니.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나는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서게 됐다. ‘내가 머리로만 알았지 정말 굴복하지 않았었구나. 이분이 정말 나의 주인이시구나.’  

그 순간 지금까지 내가 왜 힘들었었는지 선명해졌다. 십자가의 사랑에 감격하고 부활을 통해 성경이 사실인 것도,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도 알았지만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 무거운 짐들을 홀로 다 지고 있었던 것이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겨 버리라”는 말씀은 추상적인 말씀이 아니었다. 이미 내 안에 들어오셔서 나와 영원히 함께하시는 분의 말씀이었다. 

‘예수님과 나는 떨어지려고 해도 떨어질 수 없구나.’ 탄성과 함께 내 마음에 평강이 가득 넘쳤다. 예수님이 나를 책임져 주시는 분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순간부터 더 이상 염려하지 않았다. 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어떤 불가항력적인 일이 생기더라도, 설령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염려하지 않았다. 나는 이미 염려할 수 없는 존재였다. 버릇처럼 매일 염려에 사로잡혀 살았지만 이젠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주님께서 피할 길을 주실 것을 믿고 나아가니 마음엔 평강이 임했다. 나의 주인이신 예수님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아버지는 아프고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서 살고 계신다. 바뀐 것은 없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고 그분이 나와 영원히 함께하시기 때문에 다시는 염려하거나 근심하지 않는다.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 나와 함께하시기에 나는 다 가진 자이다. 이제 내가 살아가는 이유, 내 생명보다 귀한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 그분이 주신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하는 것과 전능자의 피로 사신 교회뿐이다.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uuWL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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