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301948_23110923790864_1.jpg

어느 날 선생님께서 비에 대한 시를 소개할 때 나는 “이 비가 소말리아로 다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는 밥을 못 먹어 굶어죽는 사람이 많으니까 물배라도 채워야 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교실을 한 바탕 웃음바다로 만들 정도로 나는 참 엉뚱한 아이였다. 어려서부터 좋은 작품을 쓰려고 항상 머릿속으로 작품 구상을 했고 남들이 쓰지 않는 어휘를 쓰며 엉뚱한 말들을 하곤 했다.
 
이렇게 학창시절을 보내다 시나리오 대회에 나갔다. 기대가 컸지만 결국 탈락했다. 그때 국어선생님이 “좋은 글을 쓰려면 다양한 세상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남들이 하지 않는 언어를 찾다가 러시아어학과로 진학했다. 여름방학 아르바이트하던 업체의 사장님 권유로 한마음교회 대학생수련회에 참가했다. 수련회기간 동안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적 사건이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정말 4대 성인 중 예수님만이 부활하셨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었다. 그러나 부활 사실이 마음으로 믿어지지 않고 의심만 들었다.  

스물세살 때 러시아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유럽이라는 새롭고 넓은 세상에서 정신이 없이 지내다 1년 만에 돌아와 한마음교회에 다시 갔다. 그러나 여전히 내 마음은 답답했다. 목사님이 설교를 통해 세상은 배설물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그 말에 도저히 ‘아멘’할 수 없었다. 내가 본 세상은 반짝이고, 아름답고, 재미있고, 오색찬란했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이 일어났다. 아버지가 갑자기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없이 병원에 도착했다. 바로 그때 작은아버지가 우리 모녀를 보자마자 “형수님! 형님이 갔어요”라고 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시신을 확인하고자 안치실로 갔다. 병원 직원이 긴 사물함 같은 것을 당기는데 그 안에 아버지가 계셨다.  

도저히 믿을 수도 실감도 나지 않았다. 이럴 수 없었다. 화장터에서 아버지가 한 줌의 재가 돼 나오는 걸 보고 나는 겨우 현실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죽음 앞에서 벌벌 떨고 있는 내가 보였다. 그 후 심한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 교회 언니가 신앙훈련을 위해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 들어오라고 했다. 지체들이 나를 위해 늘 기도해주니 점점 슬픔도 사라지고 어느 순간 가위 눌림과 악몽도 사라졌다. 하지만 해결받지 못한 것이 있었다. ‘왜 하나님께서 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할 정도로 빨리 데려가셨나’ 하는 원망의 마음이었다.  

어느 날, 목사님께서 요한복음 2장 22절 말씀을 찾아주시며, 제자들이 3년 반 동안 함께 했음에도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앞에서 다 도망갔는데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에 예수님을 믿었다고 했다. 정말 성경에는 겁쟁이였던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을 본 순간부터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믿고, 부활만 전하다가 다 순교했다. 이것이 딱 보이는데, 아버지의 죽음이 내게 실제인 것처럼 예수님의 부활도 확실한 실제임이 선명해졌다.  

‘아! 이 분이 나를 지으신 나의 주인이시구나.’ 딱 비춰지니 요한복음 16장 9절의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이 회개할 죄라는 말씀 앞에 그대로 굴복됐다.  

아버지의 죽음은 내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나의 주인 되신 전능자 하나님을 만난 사건이 가장 충격적인 큰 사건이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작품에 대한 고뇌를 하지 않는다. 오직 주님의 인도하심을 기쁨으로 순종한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나의 주인이시다.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uql9Xz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 남편 세상 떠난 후 우울 증세… 복음으로 두려움 사라져 - 허복주 file 김아진 2017.05.04 495
91 남편 멱살잡이까지 하다가 마음을 찢고 현숙한 아내로 거듭나 - 양연례 file 강태림 2016.01.06 1160
90 나태하고 방탕했던 가장, 하나님 앞에 회개하다 - 이헌 file 김아진 2019.01.26 372
89 나만을 높이려던 소프라노 부활의 주님을 높이는 최고의 노래를 부르다 - 하유정 file 김아진 2017.06.12 767
88 나만 알던 염세주의자, 사랑의 주님을 만나 누구와도 소통 가능해져 - 조세림 file 김아진 2017.10.09 625
87 나는 단지 말씀의 통로일 뿐, 공동체 위한 간증 기록자 - 서기성 file 김아진 2018.11.07 378
86 나 홀로 외롭게 지내다 공동체와 새로운 인생 - 한상윤 file 김아진 2018.10.30 279
85 꿈·의욕도 없이 살던 의사, 복음으로 소망 생겨 - 남궁숙 file 김아진 2018.12.03 512
84 깐깐하고 무서운 여교사 부활 접하고 사랑으로 교실 살려 - 이은경 file 강태림 2015.11.23 1131
83 까칠한 패션 디자이너, 부활의 주께 굴복하다 - 김효진 file 김아진 2019.03.05 747
82 깊은 열등감의 늪, 복음으로 벗어나다 - 박일권 file 김아진 2018.09.24 301
81 기복신앙에 사로잡혀 현실의 불안에 떨다 복음으로 자유 얻어 - 오형훈 file 김아진 2017.03.30 415
80 급작스런 아들의 죽음, 절망 속에 주님 영접… 아들 만날 천국 소망하다 - 김영순 file 강태림 2016.11.01 621
79 그리스도와 하나 되니 내면의 모든 상처 치유 - 김웅영 file 김아진 2018.08.14 514
78 귀신에 사로잡힌 아들로 고통… 예수님 주인으로 영접 후 치유 - 최향미 file 강태정 2015.10.01 1466
77 귀신과 동고동락하다 아들과 나를 건져주신 예수님과 동행하다 - 이경애 file 김아진 2017.01.17 570
76 권력을 열망하던 청년 부활 복음으로 거듭나 하나님의 ‘종’으로 살다 - 김호영 file 김아진 2017.05.10 452
75 구원파에 빠졌다가 부활의 주를 만나 진짜 구원을 받다 - 윤정의 file 김아진 2017.01.09 591
74 교회공동체와 함께하는 최고의 선교사 꿈꾸다 - 강지은 file 김아진 2019.03.13 805
73 교회가 싫었던 모태신앙, 회개하고 복음의 전사로 - 한우진 file 김아진 2019.01.11 447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