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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에게나 칭찬과 인정을 받는 성실의 아이콘이었다. 교회에는 충성했고 ‘사모감’이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초등 4학년 때부터 교회 대예배 반주를 했는데 어떤 음악이든 들으면 악보 없이 음을 찾아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절대 음감이 생겨 처음 보는 악보도 연습 없이 한 번에 칠 수 있었다. 

어느 해, 성탄절 행사 율동 도중에 음악이 딱 끊어지는 사고가 났었다. 내 몸과 손가락은 날아가다시피 건반 위에 올라가 있었고, 즉시 이어서 반주하여 아주 자연스럽게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 일로 교회는 어린 나를 두고 난리가 났다. ‘역시 내가 반주해야 해. 내가 없으면 예배 자체가 안 되겠구나!’ 어느새 내 마음속에는 교만함이 가득 찼다. 

춘천교대 합격 후 한마음교회 기숙사 홍보 전단을 보신 엄마는 ‘여기가 안전하고 너의 신앙과 학업을 책임져 줄 곳인 것 같다’고 하셔서 한마음교회 기숙사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교회에 처음 가서도 내 눈과 귀는 반주에 맞추어졌다. 교회 규모에 비해 피아노 반주는 별로였다. ‘기회가 되면 내 반주 좀 보여줘야겠어!’라고 생각했지만, 반주에 맞춰 찬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 열정적이고 기쁨에 넘쳤다. ‘찬양하면서도 저 확신에 찬 얼굴들은 뭐지? 교회가 떠나가라 부르짖는 기도는 또 뭐야? 나와 왜 다른 거지?’ 심각하게 고민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의 말씀이 정확히 들렸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는 증거를 이미 주셨다고 했다. ‘하나님이 증거를 주셨다고? 그럼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믿음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야?’ 증거! 바로, 예수님이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신 부활이 증거였다. 부활하셔서 지금도 살아계셔 예배를 받으시는 분이 진짜로 계신다는 확신에 마음이 뻥 뚫렸다.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그냥 엎드렸다. ‘나 없으면 예배가 안 된다’는 교만한 마음을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열 손가락도, 나의 재능도, 나의 인생도 모두 주님의 것이었다.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고백했다. 드디어 진정한 주인을 만난 것이다. 그러자 모든 의문이 풀리며 내가 찬양해야 할 분이 선명해졌다. 우리의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 그분은 살아계신 주님 한 분이셨다.

우리 교회는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 함께 모여 손뼉을 치며 신나게 한마음, 한뜻으로 찬양을 한다. 이 시간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자유와 평강과 기쁨과 감격이 넘치는 시간이다. 공동체의 찬양과 기도가 너무나 뜨거워 눈물로 반주를 하곤 한다. 교회에서 반주한 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나도 모르게 흥겹게 어깨춤을 추며 반주를 하니 찬양팀 후배들도 ‘성은 언니표 어깨춤’ 이라고 말한다. 

요즘 찬양팀은 모이면 기도하고 서로의 소리를 듣는 훈련을 하고 있다. 드럼 킥은 어떤지, 스네어 소리는 어떤지, 베이스가 어떤 소리를 내고 있는지, 일렉기타는 어떻게 연주하는지, 세컨드 건반은 어떤지…. 초점이 ‘나’에서 ‘찬양팀’으로 돌려졌다. 개인의 열심, 열정이 아닌 팀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지체를 사랑하기 위해 찬양하고 있다. 리듬이라든지 코드 진행이라든지 음악적으로 지체의 부족함이 보이면 내 악기로 그 지체를 어떻게 섬겨야 할지 고민이 된다. 그리고 실제 합주를 하고 공동체 찬양을 할 때 사랑하기 위해 엎드리고 함께 기도한다. 한 지체의 연약함이 도리어 요긴하고, 그 지체를 사랑할 기회가 된다. 진짜 고린도전서 12장의 ‘한 몸 됨’의 역사가 찬양팀 안에서도 그대로 일어나고 있다. 내가 주인 된 찬양이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는 소망의 마음이 부어진다. 천국 가는 그날까지 공동체와 함께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찬양을 드리는 진정한 예배자로 살아갈 것이다.


원문기사링크 https://bit.ly/2BFWZ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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