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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자식 자랑을 최고의 낙으로 삼으셨다. 큰 오빠는 연예인이 꿈이었지만 완고하신 아버지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스물한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둘째 오빠도 새 언니와의 불화를 이기지 못해 큰 오빠처럼 자살을 했다. 두 오빠의 죽음은 우리 가족 모두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사람이 사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는 깊은 갈등과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고등학교 때 거리를 걷는데 사주를 보는 사람이 나를 불러 세웠다. 그러더니 “아이고 자네는 스무 살을 못 넘기겠네”라고 말했다. 둘째 오빠 장례를 치루고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본 순간 ‘아, 이번엔 내 차례구나’하는 생각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했다.  

스무 살이 됐을 때 ‘이제 죽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났다. 단단한 사업으로 결혼생활은 부족함이 없었지만 마음은 늘 불안했다. 밤마다 가위에 눌려 잠을 자는 것도 두려웠고, 심장병으로 가슴이 두근거려 늘 누워 지내야 했다.  


힘든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 오랫동안 붙잡았던 가톨릭에 더욱 열심히 매달렸다. 예수님만 만나면 해결되리라는 믿음으로 기도 봉사활동 성경공부에 온 힘을 다했다. 하루 종일 봉사활동을 하고 밤10시부터 새벽4시까지 기도로 한숨 못자고 곧장 새벽미사에 간 적도 많다. 내 인생의 유일한 목표는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났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드라마에서나 봤던 빨간딱지가 집 여기저기에 붙어 있었다. 대대로 물려받은 동생의 땅도 사업보증으로 다 넘어가 버리고 우리는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가 됐고, 그때부터 나는 병원을 들락거렸다.  

어느 날 교회에 다니는 동생이 뜬금없이 찾아와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했다. 부활이 진짜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부활’이란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짜로 예수님이 부활해 부렀다냐.” 

‘부활’이란 말이 계속 생각 나 춘천한마음교회 여름수련회에 참가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것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요’라는 말씀을 듣는데 ‘다시 사신 것이 없으면’이란 말씀이 그대로 마음에 꽂혔다. “아! 맞구나! 내겐 부활이 없었구나”하는 고백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패션오브크라이스트 영화를 보는데, 예수님께서 3일만에 무덤을 뚫고 다시 살아나는 장면에서 부활이 내게 실제가 됐다. 

그동안 이 세상에 없는 부활을 내 방식, 내 생각으로 접근했으니 부활을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부활의 주 앞에 서 보니 요나의 표적밖엔 보여줄 표적이 없다고 하신 말씀에 그대로 ‘아멘’이 나왔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부활이었다.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으신 그분은 하나님이셨다. “하나님께서 이런 나를 위해 하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니!” 정말 통곡하며 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길을 걸으면서도 ‘예수님이 부활하셨구나! 이게 사실이구나!’ 막 춤을 추고 싶었다. 죽음의 그림자도 내게서 완전히 떠났다. 나는 다 가진 자이고, 주님과 동행하며 천국의 삶을 사는 자였다. 

그동안 가톨릭 모태 신앙으로 누구보다도 열심인 사람이었지만 죽음의 공포와 삶의 문제를 어떤 것으로도 해결 받지 못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이 인생의 참 주인이 됐다. 이제는 생명보다 더 귀한 복음 증거의 사명감으로 오늘도 달려간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gFYh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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