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21858_23110923622889_1.jpg


젖병만 물려놓으면 어디서든 잘 자고 잘 논다고 부모님께서는 나를 ‘만고 땡’이라면서 ‘땡이’라고 부르셨다. 별명처럼 어려서부터 나는 무엇이든 알아서 잘했다.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가졌고, 옳고 그름에 대해 내 나름의 정확한 기준을 세우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는 수준이 안 맞는 친구들이 싫어 수학여행을 가지 않았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공부는 하지 않고 연예인 등 쓸데없는 이야기만 하는 친구들과는 대화도 거의 하지 않았다. 이렇게 사람을 평가하고 가리는 습관은 두 언니들에게도 적용되었다. 대학생인데도 덜렁거리는 큰언니에게 날 선 잔소리를 했고, 작은언니는 아예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합리적인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며 한 사람, 한 사람 쳐내다보니 내 곁에 남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모태신앙인 나는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잘 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존재도, 성경도 믿을 수 없었다.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과 물질은 무의미했고 교회에 나가야만 하는 우리 집 상황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렇게 마음 없이 교회에 다니던 어느 날, 복음으로 하나 되어 달려나가는 교회 사람들과 혼자 제자리걸음만 하는 나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같은 복음을 내가 더 많이, 더 오래 들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하다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증거를 제대로 한 번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목사님께서는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증거가 부활이라고 하셨다. 여러 책을 찾아보았는데 부활은 정말 역사적인 사실이었다. 그러나 2000년 전의 부활이 지금의 나와 무슨 상관인가? 그러다 사도행전 2장의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는 말씀을 통해 부활의 의미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로마서 14장에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사신 것은 죽은 자와 산 자의 주인이 되기 위함’이라는 말씀이 생각나며 내 인생의 진짜 주인은 예수님이심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 앞에 내 모습이 보였다. 하나님 앞에서 여전히 내가 주인 되어 내 잣대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내 죄 때문에 하늘영광을 버리고 직접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마저 배척한 자가 나였다.  

마음에서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무엇을 잘해서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조건도 없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보였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주인 되었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셨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친구들을 보니 그들은 판단정죄의 대상이 아니라 품고 기도해야 할 대상이었고, 삶에서 부족하다고 무시했던 언니들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복음의 동역자였다.  

판사가 되겠다던 목표를 세웠는데 결국 수능을 망쳤다. 꿈이 좌절된 현실 앞에 나의 길을 인도해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엎드렸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나를 교육대학교로 보내셨다. 뜻하지 않게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된다는 생각에 막막해서 “제가 아이들을 정말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눈물로 기도했는데, 하나님께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나는 이미 아이들을 사랑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응답을 주셨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사랑을 모르던 내가 사랑을 배우는 진정한 최고의 대학임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캠퍼스에서 기쁘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사랑할 줄 몰랐던 나를 사랑하는 자로 만들어주셨다. 내 친구, 내 가족, 내 아이들을 사랑하며 예수님께 상 받는 그날까지 날마다 주를 위해 달릴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dDGvtc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2 공의를 꿈꾸던 열혈 시민운동가, 주 안에서 정의를 찾다 - 김현주 file 강태림 2016.11.30 427
291 ‘보이는 세계’만 믿고 살다 ‘영원한 것’을 발견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다 - 이용재 file 김아진 2017.06.10 429
290 단절되어 삭막했던 며느리와의 관계 복음으로 소통하다 - 천옥자 file 김아진 2017.01.23 431
289 대인기피증 미숙아 하나님 만나고 당당한 사명자로 거듭나 - 이진 file 강태림 2016.07.19 433
288 ‘미꾸라지 인생’ 믿음의 공동체 녹아든 ‘주님의 추어탕’ 되다 - 김세영 file 강태림 2016.08.19 442
287 집안의 무거운 짐에 눌려 염려증에 갇혔던 삶 예수님께서 풀어주셔 - 김도형 file 김아진 2017.07.18 442
286 “염려 말라는 말씀 따르니 기쁨·평강 넘치는 삶으로” - 이환자 file 김아진 2018.08.21 443
285 좌절에 빠진 억척 아줌마 부활의 열혈 증인 되다 - 박주미 file 김아진 2018.11.14 443
284 아내 따라 교회 갔다가 인생의 진정한 주인 만나…상처 받은 영혼 치유까지 - 홍순태 file 김아진 2017.07.22 444
283 타종교 신도회장 지내다 가족들 기독교로 ‘종교 통일’ 평강과 기쁨의 삶으로 - 최희자 file 강태림 2016.09.29 445
282 간질병 고통으로 원망과 외톨이 삶에서 해방시켜 주신 예수님 - 박금화 file 김아진 2016.12.27 445
281 세상 쾌락 좇던 탕자의 삶, 주님 안에서 참 기쁨 찾아 - 김예광 file 김아진 2018.09.10 447
280 교회가 싫었던 모태신앙, 회개하고 복음의 전사로 - 한우진 file 김아진 2019.01.11 447
279 교육으로 변화 꿈꾸다 ‘부활이 답’ 깨닫고 복음 전파의 길로 - 선현영 file 김아진 2017.03.07 448
278 공부 잘했지만 영적 지진아, 부활 예수님 영접하고 복음의 사명자 되다 - 김진영 file 김아진 2017.05.22 451
277 권력을 열망하던 청년 부활 복음으로 거듭나 하나님의 ‘종’으로 살다 - 김호영 file 김아진 2017.05.10 452
276 “예수님 영접하는 순간 죽음의 공포가 사라져” - 이태연 file 김아진 2018.08.21 453
275 우울과 자살 충동에서 건져주신 부활의 은혜 - 이경하 file 김아진 2018.09.03 454
274 ‘착한 딸’ 압박감에 가족 위해 돈 쓰다 빚더미 복음으로 절망서 벗어나 - 엄은경 file 강태림 2016.08.19 456
273 환경운동하다 병으로 좌절… 하늘나라 소망으로 이제는 영혼구원 위해 달려 - 이용진 file 강태림 2016.11.15 45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