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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공황장애가 심했다. 그 영향으로 나의 불안 심리는 극에 달했고, 미래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려 이것저것 찾다가 아이돌 그룹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블로그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두 멤버를 엮어 쓴 동성애 소설 ‘팬픽’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난 매력을 느꼈고 팬픽 사이트에 가입해 점점 깊이 빠져들었다.

학교에 가고 공부하고 밥 먹는 일상까지 소홀히 하며 새벽까지 15시간 동안 꼼짝 않고 몰입했다. “밤에 잠을 안 자면 절대 안 된다”는 부모님의 강력한 말씀에 온갖 거짓말을 하며 밤을 새우는 일이 반복됐다. 어느새 노골적인 동성애 내용에 중독돼 갔다. 그러나 모태신앙으로 어릴 때부터 찬양팀으로 섬겼고 말씀묵상도 매일 했던 기억이 떠올라 마음 한쪽에 죄책감이 몰려왔다. 그럴 때마다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엄마가 춘천한마음교회 간증 프로그램을 보신 후 하나님이 살아계신 증거는 부활이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어야 한다고 내게 흥분하며 이야기했다. 집에서는 종일 간증을 틀어놓았고, 카카오톡으로 내게 간증을 계속 보내줬다. 그런 엄마가 싫었지만 궁금한 생각이 들어 몇 편을 보았다.

어느 날 부활을 이야기하는 엄마를 향해 늘 “그만 좀 하자”며 짜증내던 아빠가 예수님이 진짜 부활하셨다며 흥분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빠는 주위에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아빠가 이 정도로 바뀌셨으면 나도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교회가 운영하는 기숙사에 들어갔다.

설교 시간에는 예수님의 부활이 선포됐다. 그런데 왜 예수님의 부활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화가 났다. 과거의 역사가 지금 나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러다 중·고등부 수련회가 있었다. 목사님께서 제자들의 입장에서 부활을 보라고 하셨다. ‘예수님을 배신한 베드로가 어떻게 180도 바뀌었을까?’ 베드로의 입장에서 보니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고 그 부활을 전하다가 순교한 사실이 정확히 이해됐다. ‘진짜 예수님이 부활하셨구나! 구약에 예언된 하나님이시구나!’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게 된 순간 나는 그대로 꼬꾸라질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은 나의 주인이셨고 부활은 나와 상관있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나는 팬픽에 대한 죄책감이 크게 들 때면 ‘차라리 교회에 다니지 말 걸’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마음이었다. 내가 주인 되어 내 마음대로 살았던 것이다. “하나님, 저는 뼛속까지 이기적인 사람이었어요. 제가 주인 되어 예수님을 믿지 않았어요. 용서해 주세요.” 나는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팬픽에서 완전히 해방됐다. 밤낮이 바뀌었던 생활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8분간 영어발표를 할 때도 부활이 실제 사건이라는 증거를 세 가지 들어 설명했고 그것을 보며 놀라워하던 선생님과 친구들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이제 나에게는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하다. 다시는 예수님의 손을 놓지 않고 이 세상 끝날 때까지 함께할 것이다.

원문기사링크 https://bit.ly/2MXrB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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