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마치고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을 알게 되니 내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삶 속에서 절제하는 행동들이 나타났다. 토요일 저녁 침대에 누워 말씀을 묵상하는데 문득 2년 전쯤 하나님께서 비춰주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아니 말씀이라기보다는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한 장면이 내 마음에 보여졌다.
그것은 유럽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산꼭대기에 세워져 있는 산성이었다. 그 산성 안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데 그곳은 너무나 따스하고 풍요로웠다. 기쁨이 넘치고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완벽한 평강, 완벽한 기쁨, 완벽한 안전이 있었다. 그 산성 밖에는 어둡고 바람이 불고 가난이 있고 질병이 있고 기근이 있고 전쟁이 있어 모두가 병든 것처럼 마르고 지쳐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강한 산성 안에 내가 있는 것이 인지됐다. 그 순간 100% 완전한 안전, 100% 완전한 기쁨, 100% 완전한 평강이 내 마음속에 가득 차고 넘쳐흘렀다. 감격 또 감격이었다.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이 산성을 결코 깨뜨릴 수 없음을 알았다. 나는 그때 주님과의 연합이 얼마나 완벽한 것인지 알았다. 주 안에 있는 나, 내 안에 계신 주, 그것은 내 기쁨의 원천이고 감사의 원천이고 사랑의 원천이고 담대함의 원천이 되었다.
지금 질병이 나를 에워싸고 낙심하게 하고 쓰러뜨리려 하지만 나는 그 강한 산성 안에 있기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이 세상 그 어떤 문제도 가난도, 질병도, 인간관계도, 그 어떤 사건사고도, 죽음조차도 이 산성을 깨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흔들리지 않고 기쁘고 평강 가운데 살 수 있는 것은 질병이 반드시 낫는다는 확신 때문이 아니다. 내게 있는 문제들이 확실하게 해결된다는 약속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나에게는 여전히 질병의 문제가 남아 있다. 육체의 고통과 불편함이 날마다 나를 따라 붙는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해 사람이 되어 오신 창조주 하나님! 나를 사랑하사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나의 하나님! 나 같은 자와 영원토록 함께하시기 위해 부활하시어 나를 찾아오신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이제 내가 그 안에, 그분이 내 안에서 사신다는 믿음 때문이다.
믿음의 눈을 뜨면 내가 지금 얼마나 따스하고 안전한 품에 있는지 보인다. 주 안에 있는 사랑이 내게 완전한 따스함을 주고, 주 안에 있는 안전이 내게 담대함을 주고, 주 안에 있는 풍요로움이 내게 완전한 기쁨과 평강을 준다. 그래서 너무나 많은 문제와 아픔, 고통과 눈물이 있지만 그것들로 인해 내 마음이 상하진 않는다.
마음이 상하지 않으니 모든 것이 이해되고 용납되고 감사하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질병으로 위축됐던 생각과 행동들이 다시 회복됐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기도가 있었다. 눈을 뜨면서부터 오늘 하루 허락하심에 감사하고 나와 가족, 작은 교회와 사업체, 공동체와 지체들을 위해 나라를 위해 기도한다. 하루하루의 삶을 주님께 의탁한다. 하루가 온전히 기도고 하루가 온전히 예배고 하루가 온전히 평강이다.
하나님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내게 주어진 상황이, 내게 맡기신 역할이 어떻게 펼쳐지든지 내 주에 대한 믿음으로 이 길을 마치길 소망한다.
원문기사링크 https://bit.ly/2B9ayb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