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아픈 어머니 때문에 집 곳곳에 부적이 많이 붙어 있었고 굿도 참 많이 했다. 나는 부적마다 십자가를 그으며 부적과 굿이 집 안에서 사라지게 해 달라고 기도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대로 됐다.
사명이 교사라고 생각한 나는 교육대학에 입학 후 반주를 하고 싶다고 기도했다. 학원 한번 다녀본 적 없었지만 예배 피아노 반주를 하게 됐다. 임용시험을 준비할 때는 시간이 없어 논술형 문제 딱 하나 풀어 봤는데 그 문제가 바로 시험에 출제돼 합격했다.
어느 결혼식에서 주례 목사님의 ‘가난할 때나 부할 때나’ 하는 말씀에 큰 은혜를 받았다. 그날 밤 아주버님의 보증 때문에 우리 집이 다 날아가 버렸다는 걸 알게 됐지만, 이 일에 대비케 하려고 낮에 말씀을 주셨다는 생각에 원망할 수 없었다. 또 언젠가 미우라 아야코씨의 책을 읽고 ‘부부는 장애가 있어도 참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구나’ 하고 가슴 깊이 은혜를 받고 눈물의 기도를 드린 일이 있다. 그런데 며칠 뒤 갑자기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져 걸음이 불편한 장애인이 됐다. 왜 그 책을 읽게 하셨는지, 왜 그날 밤 그렇게 깊은 눈물의 기도를 시키셨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런 기도 응답과 여러 가지 체험이 있었음에도 나는 아주버님을 용서할 수 없었다. 하나님이 아시니 미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경제적인 압박과 늘어가는 빚, 남편의 뇌출혈까지 연결돼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새벽기도, 부흥회, 교회 일에 더욱 열심히 달려갔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또 하나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의심이었다. 기도 응답을 보면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 같은데 늘 믿음이 흔들렸다.
영적 갈등 속에서 대학 때 만났던 한마음교회 목사님을 찾아갔다.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로 부활을 주셨다’는 말씀은 나를 놀라게 했다. 하나님이 부활을 믿음의 증거로 주셨는데 나는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내 노력과 체험으로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다’라는 한 문구가 내 눈을 확 열어 주며 부활이 사실로 확증됐다. 머리로만 알던 부활을 드디어 마음으로 알게 된 것이다.
기도 응답, 체험, 병 고침이 아니라 부활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은 하나님이셨다. 부활이 믿음의 근거가 되니 보이지 않는 세계가 너무나 정확히 보였고 성경의 모든 말씀에 아멘이 되었다. 내가 내 마음의 주인 되었던 것이 주인이신 예수님 앞에 얼마나 큰 죄인지 알고 나는 예수님 앞에 온 마음으로 통회하고 굴복했다.
드디어 아주버님에 대한 오랜 원망과 시댁 식구들에 대한 서운함도 말끔히 사라졌다. 죄의식도 떠났다. 훈련과 체험, 노력으로 용을 써도 안 되던 문제들이 부활로 단번에 해결된 것이다. 부활은 나의 모든 의심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 주었다.
그 후 집에서 예배드리는 작은 교회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10년간 귀신의 소리를 듣던 분은 더 이상 소리를 듣지 않게 되었고, 남편과 헤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했던 자매는 부부관계가 회복됐다. 기적과 내적 치유를 위해 끝없이 방황했던 자매도 복음을 듣고 방황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명을 포기하려던 사역자들이 복음으로 다시 살아나 사역지로 파송되어 떠나기도 했다. 복음을 들은 영혼들이 다른 작은 교회로 분가돼 나가는 재생산의 역사도 계속되고 있다.
복음과 함께라면 인생의 어떤 문제도 다 해결되는 것을 직접 보며 부활로 확증된 믿음으로 이런 행복한 삶을 살게 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남은 인생을 부활의 증인으로 사도행전 29장의 역사를 계속 써 나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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