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교 때부터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다. 하지만 수능을 망쳐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어 하향지원으로 사범대에 합격했다. 그러나 아빠는 “재수해”라는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종결지었다.
그렇게 나의 재수 인생이 시작됐다. 그런데 유난히 그해 부모님이 많이 아프셨다. 마음이 힘들었던 나는 무작정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모태신앙이었지만 하나님이 살아계신지 확신할 수 없었다. 허공에 대고 기도 한다는 생각이 늘 들었다.
1년간 재수하고 본 수능시험은 대박이 났고, 원했던 교대에 합격했다. 합격 후 살 곳을 고민하는데 엄마가 한마음교회 기숙사 홍보용지를 받아놓고 강력하게 권했다. 신앙생활과 학교생활을 모두 잘할 수 있다는 말에 엄마는 안심했지만 나는 정말 들어가기 싫었다. 엄마 말을 거역할 수 없어 딱 한 학기만 살아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기숙사에 들어가니 선배 언니들이 너무 잘해 줬다. 그런데 딱 한 가지 걸리는 게 언니들이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부활’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나의 신앙을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그해 임용시험에 떨어지고 말았다. 갑자기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 하나님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힘든 마음을 이끌고 새벽기도에 나가면 목사님께선 꼭 내게 들으라는 것처럼 “임용시험 떨어진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솔직히 예수님은 나의 관심대상이 아니었다. 나의 관심은 오직 나뿐이었다.
공부도 공부지만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이 우선이라는 마음이 들어 단단한 각오로 대학생 수련회에 참석했다. 처음으로 목사님의 말씀에 진지하게 집중했다.
목사님이 “부활은 역사”라고 선포했다. 그 말씀을 듣는데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예수 그리스도를 공부했던 기억이 났다. 예수님의 부활은 교과서에도 기록되어 있는 실제 사건이었다. 이 부활이 바로 예수님이 하나님이시고 지금도 살아계심을 믿을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증거임이 분명했다.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주로 개인적인 경험과 체험에 의지했던 내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유가 바로 나의 주인이 되어주시기 위함이었음을 성경을 통해 정확히 알게 된 일이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서야 하나님께서 왜 또다시 내 인생을 한 박자 늦추셨는지 알 것 같았다. 하나님께서도 딱 한마디로 나를 응원해 주셨다. “한나야, 네 인생은 실패하지 않았다. 내가 계획한 때가 있고, 그때를 기다리며 인내하고 내 뜻을 신뢰하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다.
그해 나는 임용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했다. 그러나 발령을 늦게 받아 인생의 속도가 또 한 박자 늦어졌다. 하지만 날마다 하나님 뜻이 기대됐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훈련을 받으며 나의 주인 되신 주님과의 깊은 사귐을 가질 수 있었다.
작은 학교에 첫 발령을 받아 상처투성이인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게 됐다. 하나님은 그다음 발령받은 학교에서도 그렇게 살게 해 주셨다. 늘 남들보다 인생의 속도가 한 박자 느렸던 내 옆에서 나와 발걸음을 맞추어 주셨던 예수님. 이제는 내가 예수님의 발걸음을 맞추어 드리며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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