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갈등 없이 자란 나는 늘 ‘세상은 평화롭고 참 아름다운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교회에 대해서도 딱히 거부감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꼭 가야할 이유도 없었다. 안정 속에 공부해 교대에 입학했고 졸업 후 교사로 임용돼 시내 학교에 발령받아 남달리 아이들을 사랑하며 보람 있는 교사생활을 했다.
그런데 4학년 담임을 맡은 가을에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우리 반에서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르는 남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심성이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다. 초등학생의 자살에 세상 사람들 관심이 쏠렸고, 혹시 학교에서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은 기자들이 매일 학교에 와 수시로 학생들과 인터뷰를 했다. 나는 엄청난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했다. 사랑하던 제자를 잃은 충격과 힘든 마음은 우울과 두려움으로 몰아갔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세상을 보며 한없이 머리가 복잡해져 있던 중 부장 선생님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며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어느 날 설거지를 하던 내게 남편이 “당신의 주인은 예수님이야”라고 물었다. 이 질문을 시작으로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 사건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마음 가운데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으면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은 당연하고, 또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도 천국에서처럼 살 수 있다는 남편의 말은 내 마음을 조금씩 움직였다.
그러다 사도행전의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말씀 앞에 그대로 멈췄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 바로 부활을 증거로 주셨다는 것이다. 9년 동안 교회에 다녔지만 그동안 나는 정말 믿음에 확신이 없는 자였음을 그 때 알았다.
해마다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세계 4대 성인 중의 한 사람인 예수. 그 예수님의 부활이 허구가 아니라 역사에 기록된 사실임이 새삼 정확해졌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나님이시구나! 그렇다면 정말 하나님이 살아계시는구나!’ 드디어 성경의 모든 말씀에 온전히 아멘이 되었고, 그 말씀들이 다 나에게 해 주시는 말씀으로 들렸다.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 바로 죄’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내가 엄청난 죄를 짓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내가 주인 되어 살아온 모습이 보여 회개의 기도가 터져 나왔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예수님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마음에 어렵고 두려운 것만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며 겨우 교회를 다녔던 나를 위해 예수님께서 그 가혹한 죽음의 고통을 겪으셨다니…. 나는 그동안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마음 중심으로 믿게 되니 드디어 참 평강이 찾아왔다. 그리고 제자의 죽음으로 지속적으로 품고 있었던 의문과 우울감, 두려운 감정들도 깨끗이 해결됐다. ‘빛이 어두움에 비취되 어두움이 깨닫지 못하더라.’ 진작 복음에 눈 떠 영적으로 깨어 있었더라면, 사랑스런 제자가 죽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눈물만 나왔다.
나는 방과 후에 원하는 아이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사랑스런 우리 반 아이들의 대부분이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성령의 역사였다. 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시고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는 사명자의 삶을 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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