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부터 많은 독서를 하고 사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비판적인 생각이 자라났다. ‘왜 친구가 잠재적인 경쟁자가 되어야 하나. 선생님들은 왜, 뭘 위해 공부하는지 알려주지 않고 좋은 대학 가는 것만 중시하나. 가치 있는 삶은 무엇이며 그걸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런 고민의 답을 나는 책에서 찾았다. 세상 부조리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 온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던 중 큰 기쁨으로 이웃을 섬기고 신장 기증까지 하신 친구 부모님의 헌신적 사랑에 큰 충격을 받았다. 사회적 영향력이 있어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분이 믿는 예수님을 믿고 싶었고, 교대에 입학 후 한 선교단체 형제로부터 복음을 들었다. 그 후 선교단체에서 성경공부와 신앙훈련을 받으면서 복음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초등교사 발령 후 군대에 가서도 개인 신앙훈련과 새신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의 사역은 계속됐다. 복직을 하고 아프리카 선교를 준비하며 더욱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지만, 점차 내 안에 자유함과 기쁨은 사라져갔다. 복음을 전해도 변화되지 않고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의구심과 함께 완전히 지쳐 10년 동안 몸담았던 선교회를 스스로 떠났다.
나는 세상을 변화시킬 다른 대안은 교육이라 생각했다. 인재를 기르기 위해 국문학과 대학원을 다니며, 교대부설초등학교에 들어가 개인연구에 힘썼다. 박사과정에 진학해 새로운 문학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교과서 집필로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했다. 드디어 하나님까지 원망하게 됐다.
그 때 잘 아는 한 형님으로부터 복음을 들었다. 성령님께서 책망하시는 근원적인 죄는 바로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이며, ‘예수님을 마음 가운데 주인으로 믿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님은 나의 진정한 주인이 예수님이신지, 아니면 나인지 진지하게 질문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예수님이 주인이라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이후 나는 모든 일을 전폐하고 진지하게 말씀 앞에 섰다. 목사님의 부활 설교 동영상과 책자, 칼럼을 마치 고시 공부하듯 읽고 묵상했다. 창세기의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의 본질이 바로 자기 자신이 주인이 되고자 했던 중심이었음을 깨달았을 때는 깜짝 놀랐다. 복음이 아닌 교육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나의 중심에는 ‘예수님, 당신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어요.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실천이 필요해요. 저는 제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거예요’라는 마음으로 예수님을 철저하게 멸시하고 무시했던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지 못했던 제자들과 동생 야고보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야 성경과 예수님의 모든 말씀을 믿고 하나님이심을 확증한 후 단번에 굴복된 사건(요2:22)을 통해, 나 또한 예수님께서 하나님이심을 완벽히 확증하게 되었다.
내가 그동안 예수님께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지은 죄가 무엇인지 분명해졌다. 세상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예수님의 부활 밖에는 없는데, 하나님의 증거를 무시하고 나의 힘과 지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죄인이었다.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복음뿐임을 알게 된 나는 남은 인생에서 내가 달려갈 길은 오직 복음을 전하는 길뿐임이 명확해졌다. 나는 확신한다. 하나님께서 확실한 증거로 주신 부활의 복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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