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래에 비해 남다른 생각을 많이 하며 자랐다. 전쟁고아였던 아버지의 인생이 너무나 불쌍하게 느껴져 아버지가 바라는 대로 살려고 애썼다. 책 읽는 것을 유난히 좋아한 나는 초등학교 때 위인전을 많이 읽었다. 하지만 어떤 업적을 남겨도 ‘인생은 결국 죽기 위해 사는구나’라는 생각과 삶의 끝은 너무나 허무하다는 생각이 내 머리를 지배했다.
중학교 때는 삶과 죽음, 나라는 존재의 답을 얻고 싶어 더욱 많은 책을 읽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생각이 복잡해졌고 나중에는 책 속에서 스스로 길을 잃고 말았다. 아무리해도 나라는 존재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생각을 끊으려고 20시간씩 자기도 하고 일주일에 4시간도 못 자기도 했다. 일상이 무너지자 최상위권이던 성적은 급격히 하락했고 환청까지 들으며 표정 없는 삶을 살았다.
정신병원밖에 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는 사촌언니 소개로 한마음교회 목사님을 만났다. 그리고 다음 날 짐을 싸들고 한마음 기숙사로 들어갔다. 함께 예배를 드리고 기도하는 가운데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이 됐다. 상태가 좋아지자 미루던 진학을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하나님과 멀어지면서 또 다시 생각의 폭포 속에 말려들었다. 많은 곳을 헤매며 도를 닦아 보기도 하고, 친구 따라 이단에도 가봤지만 그 어떤 것도 나의 복잡한 생각과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주지 못했다. 결국 하나님 한 분 외에 나를 고쳐줄 분이 없다는 걸 인정하고 교회로 다시 돌아왔다.
굴복은 정말 어려웠다. 이를 악물고 나를 쳐서 복종하고 싶었지만 말씀이 생각을 뛰어 넘지 못했다. 말씀을 읽을수록 들어오는 생각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러다 예수님의 부활이 성경에 예언되었을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을 알게 되면서 성경이 모두 사실로 믿어지는 역사가 일어났다. 드디어 들어오는 온갖 생각을 말씀으로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런데 석연치 않은 무엇인가가 있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본질적인 질문의 정답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실제로 누리지 못했다. 어느 날 예수님을 죽인 죄가 내가 주인 된 죄 때문이라는 말씀이 선포됐다. 내가 주인 되어 산 적이 없어 황당하고 억울했다. 항상 부모님의 기대에 맞추려고 애썼고 교회에서도 지체들을 위해 노력했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께하려고 온 마음과 시간을 썼는데 나를 위해 살았다니 수긍하기 힘들었다.
그러다 결혼과 관련된 말씀을 듣다 깜짝 놀랐다. 결혼에 대해 내 생각과 하나님 생각이 완전히 반대였다. 순간 나의 생각이 하나님의 말씀보다, 그분의 사랑보다 항상 위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주인’이라는 말씀이 너무나 정확했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모든 것이 예수님과 아무런 상관없이 내가 주인 되어 내 뜻대로 한 것이었다.
하나님께선 이런 완악한 나를 살리시려고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셨는데 나는 당신을 나의 주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귀보다 악한 자였다. 하나님께서는 회개하라고, 그 악한 중심을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믿으라고 하셨다. “회개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주님!” 예수님은 아무 조건 없이 내 마음에 오셔서 나의 주인이 돼 주셨다.
생각이 주인이 되어 평생을 자신에게 끌려다녔던 나를, 주님은 모든 것에서 자유롭게 해주셨다. 인간관계도 해결해 주셨고 모든 말씀을 기쁨으로 누릴 수 있게 해 주셨다. 나의 주인인 예수를 위해 사는 것이 마땅한 존재가 됐다. 존재와 삶의 이유 또한 명백해졌다. 모든 것을 해결해 주신 나의 주인을 오늘도 기쁘게 전하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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