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 전학을 가서 첫 시험에 전교 4등을 했다. 더욱 열심히 공부한 나는 그 다음 시험에 2등, 이어서 1등을 하였고 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였다.
모태신앙이었던 나는 그때,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을 했고, 공부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학생들을 살려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품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공부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며 ‘수능 전국 1등’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기숙사에서 새벽에 일어나 열람실에서 성경을 읽고, 오늘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공부하니까 지혜를 달라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자율학습을 할 때도 반드시 성경을 30분 읽고 시작했다. 이렇게 공부하니까 성적도 정말 많이 올랐다. 그런데 2학년이 되니 1학년 때와는 달리 성적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그렇게 3학년 1학기가 지나자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하나님은 지금 뭐하고 계신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하고 답답해서 도저히 공부를 할 수가 없어 결국 재수를 결심했다. 하지만 나는 두 번째 수능도 망치고 말았다. 하나님이 정말 원망스러웠다.
그러다 대학에 입학하기 2주 전에 한마음교회 기숙사에 들어갔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는데 그 증거가 바로 부활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오직 예언된 부활의 표적을 통해서만 예수님이 하나님이신 것이 확증이 되고 성경의 모든 말씀을 믿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때, 드디어 나도 제대로 된 신앙을 갖게 되었다고 확신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의 한 형님과 교제를 했다. 형님은 내게 ‘언제 회개했느냐?’고 물으셨다.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회개하지 않았으니 내 안에 예수님이 안 계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는 고린도후서 말씀 앞에 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하나님, 가르쳐주세요! 내가 믿는다 해도 믿는 것이 아니고, 내가 행한다 해도 믿는 것이 아니잖아요.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믿는 것인가요?” 간절히 엎드렸다. 그 순간, 내 마음 문 밖에 쓸쓸히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 마음이 무너지고 몸이 떨려왔다. 수험생활을 하는 동안 하나님이 나와 함께한다고 착각하며 살았고, 복음을 듣고 이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제대로 믿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마저 착각이었다.
그런데 더욱 나를 떨리게 한 것은 문 밖에 서 계신 예수님이 하나님이란 사실이 비춰졌을 때였다. 지금껏 수없이 불러온 그 이름은 말씀 한마디로 우주를 창조하신 분이었고, 나를 만드신 분이었다. 나를 죽기까지 사랑하신 분이었다. 그 하나님이 육신을 입고 나의 주인 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는데. 그리고 지금 내 마음 문을 두드리며 함께하자고 하시는데, 나는 그분을 계속 문 밖에 세워두고 있었던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을 배척하는 가장 악랄한 죄였다. “하나님! 이제 제가 어찌할까요?”
회개하란 말씀이 들렸다. 그 회개하라는 말씀을 이 세상에서 가장 감격적이고 감사한 은혜의 말씀으로 받았다. 나는 마음을 찢으며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마음에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셨다.
하나님이 내 안에 계시다니, 생각할수록 천지개벽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내 삶도 완전히 달라졌다. 예수님께서는 전국 1등의 꿈이 아닌 ‘하나님의 꿈’을 품게 하셨다. 영원한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을 갖게 된 것이다.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는 하나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기쁨으로 달려간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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