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나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마음이 여리고 성격이 우유부단하고 자신감도 전혀 없었다. 싫어도 싫다는 표현을 못하다보니 평소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우울하게 지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나를 보고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떡볶이” 하길래 “나도 떡볶이” 했고, “만두” 하자 “나도 만두” 했다. 남자친구는 “너는 왜 만날 네 의견도 없이 따라만 하느냐”며 버럭 화를 냈다. 이런 내가 너무 답답해서인지 우린 결국 헤어졌다.
말을 잘 못하고 더듬거리다보니 오해를 받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나도 모르게 사람들이 두려워졌고 나중에는 얼굴까지 굳어졌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나는 경직되어갔다. 이렇게 나 자신도, 다른 사람도 의지하지 못하던 나는 결국 하나님을 찾게 되었다.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면 저 좀 살려 주세요”라면서 밤마다 울며 기도했다.
우연히 친구 집에 갔다가 한마음교회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오랫동안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살다 보니까 하나님을 믿는 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믿음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렇게 힘들던 어느 날, 누가복음 8장에서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 허락되었다’는 말씀과 고린도후서 4장의 ‘마귀가 복음을 믿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혼미케 한다’는 말씀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마귀가 ‘딱’ 인지되었다.
그동안 마귀가 나를 혼미케 했다는 것을 그때 비로소 알았다. 무언가 뿌옇던 것이 확 걷히며 그동안 수없이 들었던 ‘부활의 표적’이 선명해졌다.
‘아! 부활하신 예수님이 살아계셨구나!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셨구나!’ 기쁨과 감격이 온 몸에 밀려왔다. 이때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라는 요한복음 16장 9절 말씀과 ‘이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으셨으니 곧 죽은 자와 산자의 주가 되려 하심이니라’는 로마서 14장 9절 말씀이 선명히 비춰졌다.
드디어 나는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가 주인 된 악한 중심을 버리게 되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하였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 순간 마가복음 9장 벙어리 되게 하는 귀신이 떠나가는 역사가 함께 일어났다. 놀랍게도 말더듬과 말막힘 증상이 사라지며 말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심함도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부터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말을 더듬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전혀 모를 정도로 말문이 막 열렸다. 내게 복음을 들은 자매 한 명과 형제 한 명은 우리 교회에 정착하여 작은 교회 일꾼으로 세워지기도 했다.
소문난 망나니로 방황했던 남동생이 나의 이런 변화를 보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열정적 불교신자였던 엄마를 포함한 가족 모두가 예수님을 믿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고 나서 소심함과 말더듬에서 완전히 자유해지고 날마다 복음을 전하니 정말 꿈만 같다. 오늘도 예수님과 동행하는 나는 부활의 증인으로 기쁘게 영혼을 만나러 나간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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