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나는 대학 때에 지금의 목사님을 만나 제자 양육을 받았다. 목사님께서는 늘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님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 하신 말씀이라고 하시며 영혼을 사랑하면 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나는 그 말씀을 가슴 깊이 새겼다.
대학 졸업 후 우리 집 형편은 점점 어려워졌다. 동생 교육비 등 가정 경제를 일부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제자 양육의 꿈은 현실에 묻혀 점점 사라져갔다.
어느 날 목사님은 “현숙아. 너 제자 양육 안 하면 죽어”라고 하셨다. 그리고 여름수련회가 시작되었는데 목사님은 또 갑자기 “현숙아. 너 금식해”라고 하셨다. ‘왜 나에게 금식을 하라고 하시지? 난 잘살고 있는데….’ 의아했지만 제자 양육을 하지 않는 한 가지가 딱 마음에 걸렸다. “하나님. 제 형편 다 아시죠? 그래도 하라고 하시면 모든 것 내려놓고 제자 양육 할게요.” 그렇게 기도하며 그때부터 제자 양육을 시작했다.
그러나 마음속에 떠나지 않는 한 가지 질문이 있었다. ‘정말 제자 양육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정말 제자 양육을 하지 않으면 죽는 것인가?’ 하지만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주일 날, 목사님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세상에 보내셨다. 그분이 우리를 보내신 목적, 곧 사명은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고 제자 삼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인생이다”라고 하셨다. ‘그게 우리의 인생이라고?’ 그러나 나에게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일이 너무 많았다.
내 인생의 주인은 여전히 나였다. 아담처럼 나를 만드시고, 당신의 자녀라고 그렇게 기뻐하셨는데, 나는 그분을 무시하고 있었다. 아니, 하나님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앉아 감히 하나님 말씀을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기준으로 ‘이 말씀은 믿어지지만 저 말씀은 믿을 수 없어’ 하는 내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주셨다. 그리고 나의 이런 죄 때문에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부활하셨다. 그것은 내 인생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예수님이라는 확실한 증거였다.
그런 예수님을 나는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런 나에게 하나님은 ‘회개하라’고 하셨다. 나는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독생자를 주인으로 믿지 않고 살아왔던 내 삶 전체를 회개했다.
그때부터 제자 양육에 올인하기 시작했다. 예수님이 맡겨주신 것이니까 그냥 열심히 했다. 내게 주신 사명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고, 사람들이 날마다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도록 제자 삼는 것이었다. 그때 만났던 지체들이 지금은 각자 있는 곳에서 다 일꾼이 되었고, 그들은 다시 작은 교회를 세우고 제자 삼기 시작하였다.
내 인생은 정말 주 안에서 풍성한 삶이었다. 제자 양육을 하니까 삶의 질서는 자연히 잡혔고 예수님을 위해 사는 삶이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오직 기쁨뿐이다.
나는 제자 삼지 않는 바로 그날이 내가 죽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사명 마치는 날, 바울처럼 의의 면류관을 들고 기다리고 계시는 사랑하는 예수님을 만날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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